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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줍줍]반기보고서 의견거절…어떤 의미?

  • 2021.08.20(금) 08:00

의견거절 받으면 관리종목…부실 시그널
감사보고서에서도 의견거절시 상장폐지

"내가 투자한 기업이 반기검토보고서 의견거절을 받았어요. 어떤 의미인가요?"

최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을 들어가면 유독 눈에 많이 띄는 공시제목이 하나 있어요. 바로 '반기보고서'. 반기보고서는 상장기업들이 1년에 한 번 금융당국에 제출하는 서류예요. 매년 12월 말에 결산을 하는 기업들은 1월부터 6월까지의 재무정보와 기업현황에 대한 정보를 담아 제출하는데요. 

그런데 몇몇 기업들은 '반기검토 의견 부적정 또는 의견거절'이라는 제목의 공시가 올라오기도 해요. 코스닥시장에서는 '반기검토(감사)의견 부적정 등 사실확인(자본잠식률 100분의 50이상 또는 자기자본 10억원 미만 포함)'이라는 더 긴 제목의 공시가 올라오는데요. 코스피시장에 상장해 있는 쌍용자동차, 코오롱머티리얼도 반기검토 의견 부적정 또는 의견거절제목의 공시가 올라왔어요. 

▷관련공시: 쌍용자동차 8월 17일 반기검토 의견 부적정 또는 의견거절

▷관련공시: 코오롱머티리얼 8월 17일 반기검토 의견 부적정 또는 의견거절

제목만 봐도 별로 좋은 느낌의 공시는 아니죠. 만약 내가 투자한 기업에 이런 제목의 공시가 올라왔다면 반드시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해요. 기업내부사정이 심상치 않다는 징조거든요. 

의견거절 받은 기업들 

/그래픽=유상연 기자prtsy201@

올해도 반기보고서를 제출하고 감사인으로부터 의견거절을 받은 기업들이 상당수 있는데요. 코스닥 상장기업보다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하고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기업들도 반기검토보고서에서 의견거절을 받았어요.

의류제작 등에 필요한 합성섬유를 생산하는 코오롱그룹 계열사 코오롱머티리얼은 감사수행에 필요한 자료제공을 충분히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감사인으로부터 의견거절을 받았어요. 

쌍용자동차도 반기 검토보고서 의견거절을 받았는데요. 사유는 계속기업가정의 불확실성. 용어가 어려운데 한 마디로 기업이 사업을 계속 운영하는 것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는 뜻. 

코스닥 시장 상장기업들 중에서도 많은 기업들이 반기 검토보고서 의견거절을 받았아요. 음악스트리밍 서비스로 유명한 소리바다는 감사수행에 필요한 자료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의견거절을 받았고요. 

내의류를 제조하고 판매하는 좋은사람들은 검토범위의 제한 및 검토절차의 제약을 이유로 의견거절을 받았어요. 여기서 검토범위의 제한이란 감사인이 검토해야 할 내용이 100이라면 이 중 30은 검토하기 어려운 경우를 뜻해요. 내용이 부족하거나 필요한 자료를 충분히 제출하지 않아 100% 검토를 하지 못한 것이죠. 플라스틱 제조업체 에이치티엔 역시 감사범위의 제한을 이유로 의견거절을 받았는데 마찬가지로 반기보고서의 일부만을 검토했다는 뜻이에요.

반기보고서 검토란?

상장기업의 재무제표는 공신력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감사인 역할을 맡은 회계법인으로부터 1년 치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를 받아요. 이것이 바로 감사보고서죠.

12월 말 결산법인은 1월~6월까지의 기업 실적을 정리한 반기보고서를 제출하는데요. 이 때 반기보고서도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를 받아요. 다만 이때는 감사가 아닌 검토라는 용어를 사용해요. 그래서 공시제목에 반기검토라는 용어가 나오는 것이죠.

감사인은 기업이 작성한 반기보고서의 재무제표가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하지는 않았는지 내용을 충실히 작성했는지 등을 검토해요. 

검토보고서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고요. 감사보고서는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을 적용 받는다는 차이가 있어요. 

검토의견의 종류 

기업의 반기보고서를 검토하면 감사인은 △적정 △한정 △부적정 △의견거절 4가지 종류의 검토의견 중 선택할 수 있어요. 

적정의견은 회계기준을 위반하지 않고 내용이 제대로 적혀었다는 뜻이에요. 한정의견은 일부분에 문제가 있지만 회계기준을 크게 위반하거나 재무제표 전체를 해칠 정도의 문제는 아니라는 뜻. 적정의견과 한정의견을 받은 기업은 큰 문제없이 넘어가요. 

문제는 부적정과 의견거절을 받은 경우. 부적정은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중요한 사안이 잘못된 경우 표명하는 의견이에요. 의견거절은 제대로 된 감사를 할 수 없는 상황으로 감사의견을 아예 낼 수 없을 때 내는 의견이에요. 부적정은 실제 자주 쓰이지는 않고 대체로 문제가 있는 기업들은 의견거절을 받아요.

부적정 또는 의견거절을 받은 기업은 한국거래소가 관리종목으로 지정할 수 있어요. 관리종목은 상장폐지 될 가능성이 있는 부실기업을 추려 따로 관리하는 것인데요. 유가증권시장(코스피) 및 코스닥상장 기업은 반기 검토보고서에서 부적정 또는 의견거절을 받으면 관리종목으로 지정해요. 

부실기업 시그널

반기 검토보고서는 감사가 아닌 '검토'보고서이기 때문에 의견거절을 받았다고 해서 바로 상장폐지로 이어지지는 않아요. 문제는 이후 제출하는 감사보고서에서도 부적정 또는 의견거절을 받으면 상장폐지가 될 수 있어요. 

다만 반기보고서에서 의견거절을 받고 이후 감사보고서에서도 의견거절을 받았다고 해서 거래소가 바로 해당 기업을 상장폐지하지 않아요. 의견거절을 받은 기업이 거래소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기 때문. 기업이 이의신청을 하면 거래소는 최대 1년까지 개선기간을 부여해요. 

1년 동안 기업은 열심히 노력해서 다음 연도 감사보고서에서 적정의견을 받아야 상장폐지를 면할 수 있어요. 만약 다음 연도 감사보고서에서도 의견거절을 받으면 해당 기업은 바로 상장폐지 돼요. 

그렇다면 다음 연도 감사보고서 제출 전 반기보고서에서 다시 의견거절을 받으면 어떻게 될까요? 

반기 검토보고서에서 받은 의견거절은 상장폐지 요건이 아니기 때문에 다음 해 반기보고서에서 다시 의견거절을 받아도 상장폐지는 되지 않아요. 관리종목만 그대로 유지해요. 

문제는 다음 해 반기보고서에서도 다시 의견거절을 받았다는 건 이후 감사보고서에서도 재차 의견거절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죠. 거래소 관계자는 "반기 검토보고서에서 의견거절을 받았다는 건 기업에 대한 일종의 부실징후"라며 "남은 반년 동안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연말 감사보고서에서도 의견거절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어요. 

따라서 내가 투자한 기업이 이번 반기보고서 검토에서 의견거절을 받았다면 보다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겠죠. 

독자 피드백 적극! 환영해요. 궁금한 내용 또는 잘못 알려드린 내용 보내주세요. 열심히 취재하고 점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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