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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가세 면세되는 에누리...포인트·할인쿠폰·단말기보조금

  • 2017.06.21(수) 08:01

대법원 에누리 인정 판결 증가 추세

소비자가 1만원에 할인 판매중인 상품을 샀다면 부가가치세는 얼마나 붙을까. 판매가격의 10%에 해당하는 1000원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어떤 방식의 할인을 받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사업자가 가격을 할인해 주는 방식으로는 '매출에누리'와 '판매장려금'이 있다. 매출에누리는 판매가를 낮추는 것이고, 판매장려금은 판매가는 유지한채 장려금(판촉·홍보비)을 주는 방식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에누리나 장려금 둘 다 정가보다 저렴하게 구매한다는 점에서 똑같지만 판매자 입장에서는 부가세 납부세액이 달라진다.

 

회계장부를 작성할 때 깎아준 금액을 '매출액'에서 공제하는지 '판촉·홍보비'에 포함하는지에 따라 부가세가 달라지는 것이다. 세법상 매출에누리는 할인된 가격에 10%의 부가세가 붙지만 판매장려금은 원래 가격을 기준으로 부가세가 매겨진다.

예를 들어 1만원짜리 상품을 10% 할인할 때 매출에누리를 적용하면 판매가격은 9000원이고 부가세는 900원이 된다.
반면 판매장려금으로 1000원을 지원하더라도 부가세는 원래 가격의 10%인 1000원이 붙는다.

 

에누리 과세 논란은 몇년전부터 기나긴 법적 공방이 지속됐는데, 최근 대법원은 할인가격이 에누리에 해당한다는 판결을 일관되게 내놓고 있다.

 

지난해 7월 대법원은 오픈마켓이 발행한 할인쿠폰으로 소비자가 가격을 할인 받은 경우 부가세 과세표준에서 공제되는 에누리라고 판단했다. 오픈마켓은 입점판매자와 소비자를 중개하고 그 대가로 판매액의 일정비율을 수수료로 챙긴다. 소송을 낸 이베이코리아(G마켓)는 1만원짜리 상품을 10% 할인한 9000원에 판매하고 수수료도 900원만 받았기 때문에 매출 에누리라는 판결을 받았다.


백화점이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지급한 적립포인트도 에누리에 해당한다. 지난해 8월 대법원은 백화점의 적립포인트는 가격 할인에 해당하므로 국세청의 부가세 처분이 잘못됐다고 판결했다. 당시 1·2심은 적립 포인트는 '직접 공제되는 금액'이 아니라 2차 거래에서야 비로소 물건 값을 깎아주므로 판매장려금이라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물품 판매자가 사실상 물건 값을 할인해 준 에누리에 해당한다며 하급심을 뒤집었다.

 

이동통신사가 대리점을 통해 가입자들에게 단말기 보조금을 지원한 것도 매출에누리로 인정되고 있다. 2015년 대법원은 KT가 제공한 단말기 보조금이 면세 대상인 에누리라고 판결했고, 서울행정법원은 최근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에 대해서도 유사한 판결을 내렸다.

 

에누리에 대한 국세청 과세처분이 계속 뒤집히고 있지만 정부는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정부정책이나 상품·서비스가 시대마다 달라지기 때문에 매출에누리를 세법으로 규정하기는 어렵다"며 "사법부가 어디까지 매출에누리로 보고 있는지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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