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야구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이슈가 있습니다. 바로 신세계의 SK와이번스 인수입니다. 사실 이 이야기는 얼마 전 한 야구 커뮤니티에서 먼저 회자됐습니다. 물론 신세계가 SK와이번스를 인수한다는 이야기는 없었습니다. 다만 지난 23일 "화요일 전후로 한국프로야구판 핵폭탄급 터질 예정"이라는 글이 올라오면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여러 추측이 난무했습니다. 대형 트레이드 소식이나 FA 계약 소식 등이 거론됐습니다. 그런데 그 핵폭탄은 다름 아닌 신세계의 SK와이번스 인수였습니다. 핵폭탄의 실체가 밝혀지자 야구팬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일이었습니다. 야구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지금까지도 이 이야기들로 도배되고 있습니다.
야구팬들은 SK를 '슼'으로 부릅니다. 야구팬들과 네티즌들이 만든 호칭이죠. 야구 커뮤니티에서는 '슼'하면 다 통합니다. 그랬던 '슼'이제는 '쓱'으로 바뀐다고 합니다. '쓱'은 신세계그룹이 야심 차게 진행하고 있는 온라인 브랜드인 'SSG'을 말합니다. 이미 야구팬들과 네티즌들은 '슼이 쓱됐다'며 재미있어합니다. 그만큼 관심이 높다는 방증일 겁니다.
SK와이번스는 2000년 창단했습니다. 이후 4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비롯해 지난 21년 동안 한국시리즈에 진출 8번 진출한 강팀입니다. 비록 작년에는 9위로 추락했지만, 올해는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인 김원형 감독을 신임 감독으로 선임, 절치부심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김광현 선수를 포함해 박경완, 최정 등 국내 최정상급 스타 플레이어를 배출한 명문 구단입니다.
사실 그동안 프로야구 시장에서 구단이 매각되는 경우는 종종 있었습니다. 프로야구 원년 멤버였던 삼미 슈퍼스타즈는 청보 핀토스, 태평양 돌핀스를 거쳐 현대 유니콘스가 됐었죠. 현재 LG트윈스의 전신은 MBC청룡이었습니다. 해태타이거즈도 2001년 기아가 인수해 현재 기아타이거즈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SK와이번스도 쌍방울 레이더스를 흡수해 창단한 구단입니다. 김원형 현 SK 감독도 쌍방울 레이더스 출신입니다.
프로야구단의 매각 사유는 대부분 대동소이합니다. 야구단을 운영하는 모기업의 재정 상태가 악화됐을 때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SK와이번스의 매각이 더욱 놀라운 겁니다. SK와이번스의 모기업은 SK텔레콤입니다. SK텔레콤은 국내 최대 통신사입니다. 재정 상태도 괜찮습니다. 그럼에도 운영하던 야구단을 매각했습니다. 업계 등에서는 여러 가지 추측들이 나옵니다.
사실 신세계는 꽤 오랫동안 프로야구단 인수를 추진해왔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의지가 매우 강했다는 후문입니다. 정 부회장은 오래전부터 야구를 통한 마케팅을 구상해왔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신세계가 그동안 암암리에 프로야구단 인수를 추진했던 사실은 이제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실제로 협상에 들어갔던 경우도 있었습니다.
신세계의 이번 SK와이번스 인수는 신세계 입장에서는 매우 잘한 선택이라는 평가입니다. 프로야구는 온 국민이 좋아하는 스포츠입니다. 각 구단이 야구장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헬멧, 유니폼에 각종 기업 스폰서를 붙이는 것도 모두 마케팅에 활용하기 위해서입니다. 프로야구만큼 소비자들과 밀접하게 연관된 스포츠도 드뭅니다.
신세계는 이런 점에 주목했습니다.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보고 즐기는 야구라는 스포츠를 활용해 더 많은 마케팅 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사의 각종 브랜드를 소비자들에게 좀 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통로로 프로야구를 활용하는 겁니다. 단순히 야구장과 유니폼 등에 자사 브랜드를 장착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프로야구단을 직접 운영하면서 스포츠 산업에 직접 기여한다는 명분도 가져갈 수 있습니다.
부가적인 사업 확장 기회도 잡을 수 있습니다. 현재 신세계는 장기적으로 돔구장 설립을 추진키로 했습니다. 돔구장을 건설하면서 구장에 함께 복합 쇼핑몰을 지어 소비자들을 대거 유입시킬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여러모로 신세계에는 이득이 되는 선택입니다. 유통기업은 소비자가 생명입니다. 이미지 제고는 물론 소비자들을 자사 브랜드로 묶어낼 수 있다는 점은 분명 매력적인 부분입니다.
이미 야구 커뮤니티에서는 신세계가 SK와이번스의 구단명을 어떻게 바꿀지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기발하고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 'SSG 와이번스', '신세계 이마터스', '신세계 와이번스' 등등 각종 의견이 난무합니다. 홈구장인 '인천SK행복드림구장'의 명칭도 '문학 스타필드'로 바꾸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신세계 입장에서는 흐뭇할 겁니다. 벌써부터 SK와이번스 인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으니까요. 이처럼 많은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는 점은 많은 야구팬은 물론 소비자들도 그만큼 이번 인수 건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신세계라는 브랜드가 이처럼 대규모로 노출되고 소비되고 있는 경우는 참 드문일입니다.
또 하나의 볼거리도 생겼습니다. 바로 신세계와 롯데의 경쟁입니다. 신세계와 롯데는 그동안 국내 유통시장에서 맞수로 통했습니다. 이제는 유통 시장에서뿐만 아니라 그라운드에서도 맞붙게 됐습니다. 프로야구 원년부터 지금껏 명맥을 유지해온 롯데 자이언츠와 신세계의 맞대결도 새롭게 추가된 이벤트입니다. 두 팀 간의 자존심 대결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업계에서는 신세계의 SK와이번스 인수를 '신의 한 수'로 평가합니다. 신세계에 득이 될 것이 많다는 분석입니다. 인수 비용도 예상보다 훨씬 낮은 1353억 원입니다. 물론 적은 돈은 아닙니다. 하지만 인수 이후 예상되는 유무형의 가치를 생각하면 꽤 괜찮은 투자라는 평가입니다. 온 국민의 관심을 받고 있는 신세계의 프로야구 시장 도전. 그 본격적인 행보가 곧 시작됩니다. 야구팬의 한 사람으로서 벌써부터 흥미진진하네요. 여러분들은 어떠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