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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필립모리스 '로열티' 100억대 관세 추징

  • 2013.11.29(금) 08:33

본사 지급 상표권사용료 과세가격 포함…심판청구도 '기각'
후속 행정소송 절차 돌입…김앤장 대리인 선정

세계 최대 담배회사 필립모리스의 한국 법인인 한국필립모리스가 관세청으로부터 100억원이 넘는 세금을 추징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담배 원료인 각초를 수입할 때 본사에 지급한 상표권 사용료(로열티)를 과세 가격에 포함시키지 않은 게 추징의 이유다. 

 

말보로와 팔리아멘트 등을 들여와 판매하는 한국필립모리스는 지난해 시장 점유율 기준으로 수입담배 1위 업체다. 회사 측은 국내 굴지의 로펌을 내세워 과세가 잘못됐다고 주장했지만 관세청의 부과 처분을 뒤집진 못했다. 결국 행정소송으로 이어져 과세 분쟁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29일 조세심판원과 관세청에 따르면 한국필립모리스는 지난 4월 부산본부세관으로부터 관세 79억원과 부가가치세, 가산세 등을 포함해 90억원의 세금을 부과 받았다. 2008년 6월부터 2012년 말까지 본사에서 수입한 각초를 세관에 신고하는 과정에서 본사에 낸 로열티를 수입가격에서 빠뜨렸고, 그만큼 관세를 적게 냈다는 이유였다.

 

◇ 말보로 로열티 10%…팔리아멘트 8%

 

한국필립모리스는 2004년부터 본사에 내는 로열티 지급비율을 매출액의 5%에서 6~10%로 인상했으며, 지난해까지 연평균 325억원, 매출의 8% 정도의 로열티를 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546억원의 로열티를 본사에 냈다.

 

품목별로는 말보로가 매출액의 10%를 로열티로 지급하고 있고, 팔리아멘트·필립모리스·버지니아슬림은 8%, 락·엘란·L&M은 6%씩 지급한다. 본사의 상표권을 사용하는 대가로 매출의 일정 부분을 상납하는 구조다.

 

관세청은 담배 로열티에서 세금을 더 걷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거래조건과 관련성이 높은 로열티는 당연히 과세가격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논리를 적용했다. 부산세관은 2008년과 2011년 강도 높은 기획심사를 통해 한국필립모리스의 로열티를 각초의 수입가격에 가산시켜 관세와 부가가치세 등의 세금을 더 내라고 통보했다.

 

결국 한국필립모리스가 2006년 4월부터 2007년 말까지 수입한 각초에 대해 1차 세금 26억원이 추징됐고, 2008년 1월부터 2008년 3월까지 수입한 부분에도 2차 세금이 부과됐다. 지난 4월 3차로 부과된 금액까지 합하면 세금만 100억원을 넘어선다.

 

◇ "억울한 과세였다"…법정소송 불사

 

한국필립모리스 측은 세 차례의 과세 처분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조세심판원에 각각 심판청구를 제기했지만, 지난 22일까지 모두 '기각' 결정이 내려졌다. 다만 관세청이 부과한 일부 가산세만 제외하는 것으로 마무리지었다.

 

현재 한국필립모리스는 1차 세금 부과처분 취소 소송을 부산지방법원에 낸 상태다. 소송 대리인은 전직 관세청장과 차장 등 고위직들이 포진해 있는 김앤장 법률사무소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조세심판원에서 기각 결정이 내려진 2차와 3차 세금 추징에 대해서도 추가 행정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한국필립모리스 관계자는 "현재 소송이 진행중인 사항이라 후속 대응책이나 입장을 밝히긴 곤란하다"고 말을 아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지난해 담배 시장 점유율 18.9%로 '던힐'을 생산하는 BAT코리아를 제치고 수입담배 업체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6449억원으로 2011년보다 11% 늘었고, 2006년 이후 6년째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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