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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의 달라진 해외시장 접근법

  • 2016.03.09(수) 19:05

내수기업 딱지 떼고 수출기업 선언
베트남 매장은 '현지화' 주력

▲ 이마트가 지난해 12월말 문을 연 베트남 호치민시에 위치한 고밥점. 이마트의 베트남 1호점이다. 이마트는 베트남 국민들의 오토바이 이용률이 80%가 넘는 점을 감안해 오토바이 1500대를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을 마련했다. 현지화의 사례다.

 

내수시장 확대에 한계를 느낀 이마트가 해외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중국에서 쓴맛을 본 경험 때문에 해외에 점포를 내는 일에는 신중해졌지만, 이마트의 이름을 단 상품을 직접 수출하는 일에는 더욱 적극적으로 변했다.

이마트는 오는 10일 성수동 본사에서 이갑수 이마트 대표와 윤동열 MBC아메리카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상품공급업무 협약을 맺을 예정이라고 9일 밝혔다.

MBC아메리카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휴스턴 등 한인 교민들이 많이 사는 지역에서 볼 수 있는 방송채널이다. 프로그램 사이에 광고형태의 홈쇼핑을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는 이 채널을 통해 '이마트 6년근 홍삼정'을 판매할 예정이다.

첫 수출품목으로 선정한 홍삼정은 국내에서 한해 20만개 이상 팔리는 이마트의 대표적인 자체브랜드(PL) 상품이다. 이마트는 이달 중 10만달러를 시작으로 수출품목을 늘려 올해 미국에 100만달러어치를 수출할 계획이다.

이마트는 이번 수출에 앞서 2014년 말 신사업본부를 신설한데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수출을 전담하는 트레이딩팀을 만들어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올해 미국을 포함한 총 수출목표는 2000만달러로 지난해 수출액(172만달러)의 10배가 넘는다. 이마트 관계자는 "수출기업으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이마트가 해외수출에 눈을 돌린 것은 국내 대형마트의 성장세가 꺾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마트 매출액(연결기준)은 13조6400억원으로 전년대비 3.7% 늘었다. 하지만 신규점 오픈 효과를 제외한 기존점 매출은 역신장(-1.2%)했다. 내수부진과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소량 구매행태, 소셜커머스에 의한 매출잠식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했다.

이마트가 최근 기저귀·분유 등 소셜커머스의 대표품목에 대한 맞대응을 선언하고 이번에 수출확대 의지를 표방한 것도 이마트의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지난 1월말 이마트의 연간실적을 확인한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이마트가 성장부진을 타개할 신사업 추진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는 의견을 냈다.

다만 이마트는 무리하게 점포를 늘렸다가 폐점수준을 밟은 중국에서의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으려고 해외시장 진출 전략에 변화를 줬다. 이마트의 이름을 빌려주고 로열티를 받거나(몽골), 상품을 직접 수출하는 식으로 현지 투자 위험을 줄였다. 해외에 직접 매장을 낼 경우에는 돌다리도 두드리는 식의 접근법을 택했다.

예를 들어 지난해 12월말 영업을 시작한 이마트의 베트남 1호점(고밥점)은 이마트 이사회가 점포를 내기로 결정(2013년 10월)한지 2년여만에 문을 열었다. 이 기간 중 이마트는 베트남 어린이들에게 오토바이 헬멧 1만개를 무상지원하는 등 현지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는데 신경썼다. 이마트 관계자는 "베트남 점포는 현지인 점장을 두고, 직원 95%를 현지인으로 고용하는 등 철저한 현지화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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