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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 레벨업]②공매도, 기울어진 운동장 바로 잡자

  • 2020.06.02(화) 11:24

[비즈니스워치 창간 7주년 기획 시리즈]
개선 없이 자본시장 신뢰 회복 '요원'
형평성·공평성 측면 근본적 수술 필요

21대 국회 특징 가운데 하나는 '증권맨' 출신이 많다는 것이다. 옛 대우증권 사장인 홍성국 의원을 비롯해 전(前) 한국카카오은행 공동대표인 이용우 의원, 연임에 성공한 증권업협회 노조위원장 출신의 김병욱 의원이 주인공이다. 증권 업계에선 이들이 증시에 대한 전문성이 높은 만큼 증권거래세와 공매도 등 관련 규제 완화와 육성책을 추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본시장의 산적한 숙원 사업들을 짚어보고 자본시장이 한단계 레벨업 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본다. [편집자]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국내·외 증시를 덮치면서 연일 폭락장이 계속되던 당시 정부가 한시적 공매도 금지 조치를 시행했다. 덕분인지 이 조치 시행 이후 국내 대표 벤치마크인 코스피지수는 반등을 거듭하며 세 달이 조금 안되는 기간에 2000선을 회복했다.

사전에서는 공매도를 주가 하락에서 생기는 차익금을 노리고 실물 없이 주식을 파는 행위로 정의한다. 쉽게 말해 갖고 있지 않은 것을 내다 판다는 의미지만 시장에서 활용가능한 투자 전략 중 하나다.

하지만 유독 개미들은 공매도에 민감하다. 애초에 불공정한 싸움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일례로 최근 한시적 공매도 금지 조치를 시행했음에도 적용에서 예외인 시장 조성자(증권사)로부터 공매도 물량이 나오자 더욱 거세게 반발했다.

시장에서는 주로 외국인과 기관들이 증권사 등으로부터 특정 종목의 주식을 빌려와 내다 팔고, 주가가 떨어지면 다시 사들여 시세 차익을 얻는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주식을 빌릴 곳이 마땅치 않다. 빌려줄 곳을 찾기도 힘들어 현실적으로 외국인과 기관처럼 없는 주식을 사고 팔아 돈을 벌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렇다보니 공매도 제도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21대 국회에서도 제도 개선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올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연일 폭락장이 계속되자 정부와 금융당국은 한시적 공매도 금지 조치를 꺼내 들었다. 공교롭게도 조치 시행 이후 국내 대표 벤치마크인 코스피지수는 반등을 거듭하며 세 달이 조금 안되는 기간에 2000선을 회복했다.

◇ 기울어진 운동장 곳곳에 '균열'

개미 투자자들의 대표 격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는 공매도를 주식시장의 대표적인 차별적 제도라고 주장한다. 자본시장법과 한국거래소 업무규정에 개인 투자자 보호를 위한 장치가 곳곳에 들어가야 하지만 지금까지는 대부분 외국인과 기관의 편의가 우선됐다는 시각이다.

특히 시장조성자 제도에 대해서는 평등권을 침해하는 제도라며 금융감독원에 '국민 검사 청구' 요청도 할 계획에 있다. 시장조성자란 주식의 매수·매도 가격을 제시해 가격 형성을 주도하고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금융회사를 가리킨다. 대부분 증권사들인데 시장이 불안해 정부나 금융당국에서 공매도를 금지해도 시장 조성자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정의정 대표는 "시장조성자를 시장교란자로 바꿔 부르고 싶다"며 "2016년 도입된 후 한 번도 검사를 받은 적이 없는데 조만간 한투연 회원 200명 이상을 모집해 금융감독원에 국민 검사 청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경제정책국장도 공매도에 대해 도입부터 공평성과 형평성이 결여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차기간, 대차종목, 절차 등에 있어서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설계됐다"며 "시장 조성자와 같이 공매도에 있어 예외까지 만들어 허용해줬다"고 비판했다.

대차거래의 대여자와 차입자 비중에서 외국인과 증권사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 무차입 공매도 처벌 강화·업틱룰 개선 필요

시장 조성자 제도에 대한 불만과 함께 불법으로 규정된 무차입 공매도에 대한 강력한 처벌 수위 구축도 요구되고 있다. 불법 공매도로 얻는 수익에 비해 처벌 수위가 낮다 보니 범죄 욕구를 막지 못하는 게 현실이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개인 투자자들에게 돌아간다는 주장이다.

미국의 경우 고의로 무차입 공매도를 저지르고 결제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20년 이하 징역이나 500만달러(한화 약 60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고 독일은 약 50만 유로의 벌금(한화 약 7억원)을 부과한다. 정의정 대표는 "이런 금융 선진국들의 처벌 수위를 참고해 동일 수준으로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자본시장활성화특별위원회 위원장에 임명된 김병욱 의원도 무차입 공매도와 이를 적발하기 힘든 제도적인 문제, 업틱룰 등으로 인한 폐해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차입공매도는 빌린 주식을 직접 보유한 채 파는 개념이라면, 무차입 공매도의 경우 주식이나 채권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판매하는 것을 의미한다. 현행법상 불법이지만 거래만기일(3일)이 전에 주식을 구해 상환할 경우 문제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일일이 적발하기란 쉽지 않다는 맹점이 있다.

업틱룰은 공매도 집중으로 인한 주가 하락 가속화와 투자심리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직전 가격 이하로 호가를 못 내게 하는 거래소의 업무규정이다. 다만, 현물과 선물시장의 유동성을 높이고 원활한 균형 가격 발견을 위한 차익거래 등에는 업틱룰 적용을 배제한다.

대차거래 잔고는 증시에서 주식을 빌려 거래하고 남은 물량으로 통상 공매도 선행지표로 통한다.

◇ 공매도 개선, 자본시장 신뢰회복의 열쇠

자본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선 공매도 제도개선이 우선돼야 한다고 목소리가 높다. 다만 완전한 폐지냐, 제도적인 보완이냐를 놓고는 온도차는 있다.

권오인 국장은 세 가지 측면을 문제 삼으면서 근본적인 재설계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제도 개선이 수반되지 않으면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내놨다.

그는 "첫째는 제도의 형평성과 공정성이고 둘째는 불법 무차입 공매도가 가능한 매매환경"이라며 "이와 함께 악성 기업 루머가 발생, 한국 경제와 기업들에게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 국장은 "공매도 세력들로 인해 한국 경제와 기업, 주식시장에 혼란만 가중된다"며 "제도개선이 안 될 경우 공매도 자체를 폐지하는 것이 맞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병욱 의원은 "현행 공매도 제도는 개인들에게 불리한 법적, 제도적 문제들이 많다"며 "이런 불합리한 제도들이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게 만드는 것이고,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를 통한 자본시장 신뢰회복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공매도 시장에서의 제도개선 사항을 상반기 중에 마련해 줄 것을 금융위에 요구한 상태다. 이 안에는 업틱룰 예외조항 축소, 주식 차입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 무차입 공매도에 대한 엄격한 사후처벌 조항 등이 포함됐다.

다만 제도 자체를 완전히 폐지하는 것보다는 공매도 지정가능 종목제도처럼 홍콩 모델을 도입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홍콩은 시가총액이 30억홍콩달러(한화 약 4700억원) 이상이면서 12개월 시총 회전율이 60% 이상인 종목 등을 공매도 가능종목으로 지정해 허용하고 있고, 홍콩거래소가 수시로 지정 종목을 점검해 변경한다. 공매도에 따른 주가 변동성이 크거나 가격조작이 상대적으로 쉬운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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